-
수험생 아내를 둔 남편분들에게mY StOrY 2007. 12. 13. 11:36
http://blog.daum.net/gist6yhap/1167495
결혼을 앞두거나 결혼 후 공무원을 준비하시는 아줌마 수험생들과
수험생 아내를 둔 남편분들에게 몇자 적습니다.
저는 2004년 11월말에 결혼을 하고,
재취업을 할려고 준비하던 중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다가
2005년 1월 영어공부나 시작해보자 싶어서 준비하던게 공무원 준비까지 이어졌습니다.
물론 오빠(남편)의 적극적인 권유로 노니 이잡는다는 심정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맘을 참 급하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딴에는 기죽기 싫어서 몇달안에 결과를 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렇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이 공부가 그렇게 단기에 되는 게 아니지않습니까..
그걸 여름이 지나 서울시 셤을 치르고서야 인정하게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공부를 한답시고 했으나
원하던 성적은 나오지 않았고, 맘은 자꾸 조급해졌습니다...
아마 기혼이신 분들은 더 공감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지도 않는 눈치를 그냥 혼자서 먹을 때도 있고,
내가 이정도 밖에 되지 않나 자책도 하게되고..
주위 친구들은 거의 결혼하고 다들 2세를 가졌는데 그네들에게 축하인사만 하는
오빠를 볼 때 미안하기 그지없고...
사서 고생한다는 생각도 들고..
뭐 그런것을 있지 않습니까..
한 일주일 페이스 유지하면서 도서관 다니다가
주말이나 명절에 기타 집안 대소사가 있으면
그나마 잡았던 페이스는 다시 중단되곤 했습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여기저기 올라온 글들을 보면 하루 15시간 이상씩 공부한다는 사람도 있고..
고시원에서 두문불출한다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저도 불안했습니다.
그만큼 공부할 시간도 없거니와 그렇게 배려해준다손 치더라도 맘이 편하지도 않을거 같고..
그래서 저는 기준을 정해서 하루 최소 5시간에서 8시간 정도를 잡고,
그 시간 만큼은 졸지않고, 책을 파기로 했습니다.
물론 시험일이 다가오면 최소 6시간에서 9시간으로 늘렸구요..
새벽에 공부를 하면 집중력이 더 올라간다고들 하나
그 시간에 잠을 ?기란 쉬운일이 아니죠..
그래서 차라리 공부는 충분한 수면을 취한 후에 저녘먹기 전까지만 집중을 하고,
저녘을 먹고 난 후는 집안 일이나 오빠한테 신경을 쓰기로 했습니다.
본업이 주부이니만큼 누가 해주지 않는 일이라.. 어쩔수없는 부분이기도했구요..
그렇게 저 자신하고 약속도 많이 하고,
위로도 하고,
이만하면 잘하고 있는 거라고 칭찬도 하다가,
다들 그럴거라고 책임회피도 했다가..
그렇게 10달을 참고나니...
아이가 태어나는 것처럼 아주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여자가 결혼을 하게 되면 단순히 이름이 몇개 더 붙는게 아닙니다.
사회 조직의 최소단위를 만드는 주인이 된다는 것에 더 없이 책임도 무겁습니다.
단순히 반복되는 일상에서 빨래하고, 설겆이를 하기때문에
공부가 어려운게 아니고,
그보다 더 생각해야하고, 책임져야하고, 챙겨야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공부가 어려운 것입니다.
저는 오빠가 먼저 제의를 했지만 그렇다고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던건 아닙니다.
단순히 부담주지 않는 쪽으로만 신경을 쓰더라구요..(요곤 수험생 남편분들 명심!!!)
집안 일 도와주는 것도 물론 좋지만
따뜻한 말한마디가 합격의 그 날까지 버틸 힘을 줍니다.
참고로, 저희 오빠는 시험치는 날이면 항상 시험장소까지 동행을 했고,
시험이 끝나는 순간까지 기다려
시험에 지쳐 나오는 저에게 아무말 없이 맛있는 점심을 사주곤 했습니다.
이번 경기도 시험을 치르고도 용인 자연랜드에서 신나게 놀았지요..^^ (용인시 지원)
남편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결혼으로 인해 아내가
스스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옆에서 도와주시는게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혼은 서로를 구속하거나 꿈을 져버리게 하는 족쇄가 아니고,
혼자의 꿈을 둘이서 함께 이룰 수 있는 버팀목이라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럼 두서없는 글을 이만 접겠습니다.
대한민국 아줌마 화이팅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