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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어느 노부부의 손mY StOrY 2007. 9. 12. 10:55
이 부부는 날 때부터 참 가난했다.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두 사람이 만나
30여 년을 넘게 함께 살고 있다..
배운 것이 짧고 가진 것이 없는 두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육체노동밖에 없었다..
투기도 할 줄 모르고 변칙으로 돈 벌 줄도 모르는 이 두 사람은
오직 저 두 손을 이용하여
남편은 해외에 나가 막 노동일을 했고 부인은 손에 물마를 날 없이
식당에서 주방 일을 했다..
그렇게 타인의 눈에는 어쩜 어리석게 보일지 모르는 정직한 이 두 부부에겐 두 자식이 있다..
늘 이 부부는 자기들의 재산은 그 자식이라 한다..
이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딸을 유학 보내고 아들은 그래도 국내에서 알아주는
공과대를 입학시켜 석사까지 시켰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내가 있다..
지금도 손에 핸드크림 바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은 우리 엄마의 손은 거칠다..
늙어 가고 있는 게 여실하지만 우리 아빠의 큰 손은 여전히 듬직하다..
지금 내가 그들 인생의 절반을 살아 온 여기서
한번 생각해본다..
가난하고 힘든 날들이 더 많았던 이들 부부도
저 잡은 손을 놓고 싶던 적이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고맙다..
저렇게 꼭 쥔 두 손 놓지 않고
나의 삶을 이끌어 주며 같이 온 저 부부의 손만큼
내게 고귀한 그 무엇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