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그때가 생각난다.
내 나이 17살
고등학교 1학년
나의 담임선생님
아침에 등교했는데 반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셨다
학교앞 등나무 밑에서 싸리비를 들고
낙엽을 쓸어서 한귀퉁이에 모았다.
물론 아침 청소 반이라서 어쩔수 없이 한것이 었지만
나름대로 싸리비 들고 열심히 낙엽을 쓸었다.
한곳에 모아두고서 담임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과목이 체육이셨지만 그분은 일년에 한 백권정도 읽으셨던
아주 박식하신 분이셨다
우리의 고등학교 선배님이시기도 했고
그분 결혼식때 우리가 축가를 불러 들이기도 했던
우리와 나이차이도 그리 많지 않으셨던분.
낙엽태우시면서 하시던 말씀
"얘들아. 낙엽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아니?"
"커피 냄새가 나"
"커피향"
"니들도 내 나이가 되면 아마 낙엽 태우는 냄새가 좋아질꺼야."
오늘 낮에 체육공원에 행사가 있어서 점심 얻어 먹을꼄
팀원들이랑 같이 갔다가
낙엽송이 흘린 낙엽들을 밟으면서 그 선생님 생각이 났다
한번 태워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낙엽 밟는 소리에
아 벌써 가을이 훌쩍 지나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 커피향 다시 맡아봤으면.... ^^